Diary/칼럼 Columns
생일 축하 감사 + 바다에 대한 단상 (싸이월드 홈피에서 옮겨옴, 4.11)
Melphi
2004. 6. 29. 16:01
직접 말씀해주신 분들, 문자로 보내주신 분들, 방명록에 남겨주신 분들, 전화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생일 날 날씨 참 좋더군요!^^
저 위에 써있는 Mare Nostrum은 라틴어로 "우리의 바다"라는 뜻입니다. 로마인들이 지중해를 가리켜 붙였던 별칭이지요. 대서양이니 태평양이니 하는 더 큰 바다들은 로마인들에게 아예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았다 해도 그저 세계의 끝을 나타내는 경계선의 의미를 가졌기에 그들이 그 주변부를 장악했던 조금 더 현실적인 크기의 바다인 지중해(Mediterranean : 말 그대로 땅의 가운데라는 뜻이죠. medium과 terrain을 생각하면 연상이 되죠?)가 가장 중요한 바다였겠죠.
저 말을 들으면 무언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개념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곤 했는데, 최근에야 왜 저 단어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해보죠. 남자는 누구나 바다로 나가는 로망을 꿈꾼다고들 합니다. 사방이 수평선으로 수렴되는 세계로 무언가를 찾아 집을 떠나는 것이 모험심과 경외감을 품도록 자극하는 거죠.
막상 바다에 나가보면 그저 광막함과 대자연 그 자체만을 보게 됩니다. 제가 바다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바다를 보면 겸손해집니다. "노인과 바다"은 인간 의지의 숭고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대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도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바다에서 귀환한 노인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은 인간입니다. 인간의 의지에는 변호에 가까운 찬사를, 그리고 바다에는 두려움이 섞인 경외를 표하지요.
타고난 뱃사람이었던 페니키아인들도, 그 후에 Mare Nostrum이라는 별칭을 바다에 "하사"했던 로마인들도, 중세말과 르네상스 시대에 지중해를 지배했던 베네치아인들도, 그 뒤에 해상의 패권을 잡았던 네덜란드, 영국, 그리고 지금의 미국도 엄밀한 의미에서 바다를 지배하지는 못했을 껍니다. 물론 지구의 다른 한 편에서 인간 세계를 주름잡던 중국이나 후의 일본도 마찬가지겠구요. 그저 대자연의 자비를 빌며 바다를 최대한 이용해먹으려고는 했겠지만 말입니다. 바다는 땅보다도 지배를 호락호락하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다와 친한 사람들이 더 잘 알았을껍니다.
Mare Nostrum이라는 호칭은, 바다의 인간에 대한 완벽한 우월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 무엇이든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고 싶어하는 - 인간의 본질적인 시기심과 "제멋대로임"이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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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홈피를 폐쇄하려고 준비중이라 옮겼습니다. 사실은 여기다 올리려고 쓴 글인데 FTP통해 올리기가 귀찮아서-_-; 그리로 간 글이었거든요.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생일 날 날씨 참 좋더군요!^^
저 위에 써있는 Mare Nostrum은 라틴어로 "우리의 바다"라는 뜻입니다. 로마인들이 지중해를 가리켜 붙였던 별칭이지요. 대서양이니 태평양이니 하는 더 큰 바다들은 로마인들에게 아예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았다 해도 그저 세계의 끝을 나타내는 경계선의 의미를 가졌기에 그들이 그 주변부를 장악했던 조금 더 현실적인 크기의 바다인 지중해(Mediterranean : 말 그대로 땅의 가운데라는 뜻이죠. medium과 terrain을 생각하면 연상이 되죠?)가 가장 중요한 바다였겠죠.
저 말을 들으면 무언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개념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곤 했는데, 최근에야 왜 저 단어를 보면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답니다. 이런 식으로 말해보죠. 남자는 누구나 바다로 나가는 로망을 꿈꾼다고들 합니다. 사방이 수평선으로 수렴되는 세계로 무언가를 찾아 집을 떠나는 것이 모험심과 경외감을 품도록 자극하는 거죠.
막상 바다에 나가보면 그저 광막함과 대자연 그 자체만을 보게 됩니다. 제가 바다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바다를 보면 겸손해집니다. "노인과 바다"은 인간 의지의 숭고함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대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도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바다에서 귀환한 노인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은 인간입니다. 인간의 의지에는 변호에 가까운 찬사를, 그리고 바다에는 두려움이 섞인 경외를 표하지요.
타고난 뱃사람이었던 페니키아인들도, 그 후에 Mare Nostrum이라는 별칭을 바다에 "하사"했던 로마인들도, 중세말과 르네상스 시대에 지중해를 지배했던 베네치아인들도, 그 뒤에 해상의 패권을 잡았던 네덜란드, 영국, 그리고 지금의 미국도 엄밀한 의미에서 바다를 지배하지는 못했을 껍니다. 물론 지구의 다른 한 편에서 인간 세계를 주름잡던 중국이나 후의 일본도 마찬가지겠구요. 그저 대자연의 자비를 빌며 바다를 최대한 이용해먹으려고는 했겠지만 말입니다. 바다는 땅보다도 지배를 호락호락하게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바다와 친한 사람들이 더 잘 알았을껍니다.
Mare Nostrum이라는 호칭은, 바다의 인간에 대한 완벽한 우월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 무엇이든 자신의 소유물로 만들고 싶어하는 - 인간의 본질적인 시기심과 "제멋대로임"이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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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홈피를 폐쇄하려고 준비중이라 옮겼습니다. 사실은 여기다 올리려고 쓴 글인데 FTP통해 올리기가 귀찮아서-_-; 그리로 간 글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