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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Review, "알렉산더"

알렉산더의 생애에 대한 디스크버리 채널용 필름으로는 최고. 상업영화로는 최악. 정말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본 영화였다. 직접 예매도 했고 나름대로 기대감에 부풀어서 보았었다. 결과는 가족들에게 민망했고, 스스로는 괜찮았다. 일단 이 영화는 지루하다. "Brave Heart"나 "Gladiator"같은 영웅의 서사시나 감동의 도가니를 기대하면 절대로 안 된다. 그것은 "알렉산더"라는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의도 자체가 실존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감동하게끔 만들거나 마케도니아의 세계 정복에 공감하게 만드는 것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감독은 오히려 알렉산더라는 한 인물이 어떤 인물이었는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점점 편집증적이고 광적인 성격을 주체하지 못하..

"아는 여자"를 보고.

깨졌던 약속이 갑자기 부활하셔서 전혀 계획에도 없다가 갑자기 보게 된 영화. 기대라든가 예상 같은 것은 전혀 없었던 상태에서 100% 순수하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예전에 "라이어"를 봤을 때도 그랬는데, 묘하게도 이 분이랑 영화를 보면 요렇게 되더라는 말씀. 정재영의 연기는 '공공의 적'의 설경구를 연상시켰다. 관객을 답답하게 할 정도로 대화에 서툰데다가 더욱이 답답한 상황에 처한 한 인간의 표정을 제법 잘 표현했던 것 같다. 이나영의 연기는 "쟤는 말만 안하면 돼" 라고 놀리던 수준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 두드러졌다고는 말 못하겠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영화를 보는데, 그 '액자 속 액자' 형식의 영화가 사실 더 재미있었다. 연인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전봇대가 주인공인 그 영화는 이제는 ..

생일 축하 감사 + 바다에 대한 단상 (싸이월드 홈피에서 옮겨옴, 4.11)

직접 말씀해주신 분들, 문자로 보내주신 분들, 방명록에 남겨주신 분들, 전화주신 분들.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생일 날 날씨 참 좋더군요!^^ 저 위에 써있는 Mare Nostrum은 라틴어로 "우리의 바다"라는 뜻입니다. 로마인들이 지중해를 가리켜 붙였던 별칭이지요. 대서양이니 태평양이니 하는 더 큰 바다들은 로마인들에게 아예 알려지지 않았거나, 알았다 해도 그저 세계의 끝을 나타내는 경계선의 의미를 가졌기에 그들이 그 주변부를 장악했던 조금 더 현실적인 크기의 바다인 지중해(Mediterranean : 말 그대로 땅의 가운데라는 뜻이죠. medium과 terrain을 생각하면 연상이 되죠?)가 가장 중요한 바다였겠죠. 저 말을 들으면 무언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개념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지곤 했는데, 최..